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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상

[이상#004] 가정




가정




문(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문패(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減)해간다.


식구(食口)야봉(封)한창호(窓戶)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收入)되어들어가야하지 않나.


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鍼)처럼월광(月光)이묻었다.


우리집이앓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


수명(壽命)을헐어서전당(典當)잡히나보다.


나는그냥문(門)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


문(門)을열려고안열리는문(門)을열려고.




-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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