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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물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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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음#047] 완벽 완벽 그 날 나의 하루는 더할나위 없이 완벽했어 너를 처음 본 순간 그것만으로 황홀했고 네가 내게 처음 온 순간 그저 찬란했어. 시간이 나를 무디게 만들었는지 너에게 바라던 완벽이, 욕심이 존재할 수는 있던건지 그렇게 완벽한 너를 떠나보낸 뒤 나의 완벽한 실수로 인해 이제 더 이상 내 삶은 완벽할 수 없어. - 물들음 - 2020.02.11
[물들음#046] 방황 방황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서서 그저 두리번 거리다 너 한번 바라보다 다시 두리번 거리다 너 다시 바라보다 너무 아파서 곪고 곪아 썩어 문드러지기 전에 한 발짝 내딛어 보았어 그러다보니 어느새 걷고있는 나는 고개를 돌려보았어 너 혼자 그자리에 덩그러니 날 찾고 있었어 울고 있었어 점점 너는 작아지고 작은 점이 되어 그렇게 사라져버렸어 이제 어쩌지 어디로 가야하지 더 이상 걸을수가 없는데 널 찾을수고 없는데 - 물들음 - 2019.10.31
[물들음#045] 언제 언제 우리는 서로 사랑을 한다. 너는 나에게 사랑을 원하지만 나는 너에게 그 사랑을 줄 수 없다. 나 또한 너에게 사랑을 원하지만 너 또한 나에게 그 사랑을 줄 수 없다. 우리는 각자의 사랑을 한다.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힘들거란걸 아플거란걸. 풀 수 없는 문제처럼 꼬여버린 매듭처럼. 놓을 수 없는 끝을 당길수록 살을 파고드는 그 매듭처럼. 붉은 피가 뚝뚝 떨어져도 놓을 수 없어 울부짖는, 언제나 우리는 서로 사랑을 했다. - 물들음 - 2019.10.31
[물들음#044] 장마 장마 그냥 오늘같이 비가 오는날이면 나는 좋아. 그저 우산 하나들고 하루종일 걷고 있으면 그날처럼 네가 이 속으로 들어올것만 같아서 널 느낄 수 있을것만 같아서. 오늘도 비가 오길 바라는 네가 올길 바라는 나는 매일이 장마야. - 물들음 - 2019.08.13
[물들음#043] 일부 일부 일부는 전부다. 그것을 알게되는 순간 그것을 보게되는 순간 그것을 겪게되는 순간 그것을 생각하는 순간 그 매순간 우리는 그것의 일부가 된다. 그것을 공유 할 수 있고 그것을 이야기 할 수 있고 그것을 노래 할 수 있고 그것을 그리워 할 수 있고 그것을 사랑 할 수 있기에 이미 우리는 그것의 일부가 되어, 그렇게 전부가 된다. - 물들음 - 2019.08.12
[물들음#042] 결말 결말 네가 나를 버린걸까, 내가 너를 버린걸까 네가 나를 놓은걸까, 내가 너를 놓은걸까 네가 나를 놓친걸까, 내가 너를 놓친걸까 희미해진 우리의 원인 뒤에, 너무나도 선명한 우리의 결말. 너와 나는 서로를 잃었다는 것, 서로는 너와 나를 잊지 못할거란 것, 그저 이따금씩 아플거란 것. - 물들음 - 2019.08.12
[물들음#041] 적응 적응 하나되지 못했기에 둘로 남길 택했던 우리, 내 속에 너는 이미 나이기에 둘이 될 수 없는 지금. 적응하지 못했기에 놓아버린 우리, 너 아닌 그 누구와도 무엇에도 적응할 수 없는 지금. 처음 그 순간부터 이미 하나였기에 나는 이미 너였기에, 적응 할 수 없었던 그럴 필요가 없었던 우리. 너무 늦게 알아버린 또 하나의 너라는 나. - 물들음 - 2019.08.02
[물들음#040] 이름 이름 그렇게 시작되었지 그날 이후로 깊이 새겨진 너라는 존재 수 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을 뿐인데 수 많은 울림들 중 하나였을 뿐인데 그 순간 내 심장에 조각된 너라는 각인 이제 너는 없지만 지우는 법을 몰라 그저 내 안에 품고사는 이젠 그저 내가 되어져버린 네가 내게 아로새긴 너라는 존재 그렇게 시작되었지 "반가워요, 제 이름은..." - 물들음 - 2019.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