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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물들음

[물들음#037] 자국



자국




그땐 몰랐어

 

이리도 깊이 박힐줄은

 

네가 머물다간 자리

 

그렇게 지나간 자리

 

내 안에 이리도 깊은 자국이 생길줄은

 

 

 

붉은 피는 머졌지만

 

그 위에 새겨진 자국만이

 

널 기억할 수 있는 유일한 흔적이 되어

 

 

 

너의 모습 그대로

 

너의 향기 그대로

 

너와의 추억 그대로



 

움푹 패여 깊이 새겨져버린 이 자국은

 

오늘도 나에게 너라는 그늘을 짖게 만들어

 

그 속에 너를 찾아헤매다 지쳐 스러져

 

 

 

너는 갔지만

 

내 안에 새겨진 너라는 자국은

 

점점 더 선명해져만 가네

 


 

 

- 물들음 -


201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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