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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음#016] 모른 채 모른 채 널 생각하고 싶지 않아 그냥 잊혀지면 좋으련만 그저 사라지면 좋으련만 시간이 무색하게 희미해지지 않는걸까 삼킬수도 뱉을수도 없는 목에 걸린 이 가시는 언제쯤 무뎌질 수 있는걸까 그래도 널.. 잊고싶지 않아 - 물들음 - 2019.04.24
[철학담론#002] 비트켄슈타인 :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 대화 할 수 있을까?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 대화 할 수 있을까? [ 비트켄슈타인 ] 한줄 담론 『 비트켄슈타인 "언어게임" 』 『 나는 규칙을 따를때 선택하지 않는다 맹목적으로 따른다. 』 『 우리는 마찰이 없기 때문에 어떤의미에서는 이상적인 조건의 미끄러운 얼음위에 올라섰지만, 동시에 바로 그 이유로인해 걸을 수 없게 된것이다. 우리는 걷고싶다. 따라서 마찰이 필요하다. 거친땅으로 돌아가라. 』 『 말을 하는 행위가 게임,놀이라면 이 세상은 거대한 언어의 게임장,놀이터이고 거기에는 모두가 합의한 규칙과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공공성이 있다. 』 『 "언어는 환경, 문맥,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고 사용과 실천에서 드러나는 일종의 게임,놀이이다" 』 『 말을 하는 행위가 게임,놀이라면 이 세상은 거대한 언어의 게임장,놀이터이고 거..
[철학담론#001] 질 들뢰즈 : 인생을 리셋 할 수 있을까? 인생을 리셋 할 수 있을까? [ 질 들뢰즈 ] 한줄 담론 『 질 들뢰즈 "아장스망(agencement)" 』 『 이질적인것들의 재배치를 통해 새로운 의미부여 가치창출 』 『 알맹이 (현실성) + 꽃 (잠재성) = 씨앗 (실재성) 』 『 우리의 삶이 엉망이 되었을때, 우린 삶을 리셋 하고싶다.』 『 포기하고싶다는 것은,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것이다.』 『 "창조"는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이지만, "생성"은 유(有)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이다. 』 『 우리는 결코 백지상태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우리는 중간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이다. 』 『 아장스망 : 이미 존재하는 특정한 유(有)들의 재배치에 의해 단독적인 유(有)가 재창조 된다.』 『 다양한 이질적인 항들의 특정한 재배치로 우리는 전혀 새..
[영화평#005] 500일의 썸머 #1 이것은 남자가 여자를 만나는 이야기다. 하지만 먼저 알아둘 것은 이건 사랑이야기는 아니란 것이다. #2 우연은, 우주의 이치이다. #3 오빠가 썸머를 특별한 사람으로 여기는 건 알겠는데 난 아니라고 봐. 지금은 그냥 좋은 점만 기억하고 있는 거야. 다음번에 다시 생각해보면 오빠도 알게 될 거야. #4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은 사소한 걸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 같아. #5 “저기… 우리는 무슨 관계야?” “나는 진지하고 싶지 않아!” #6 이건 친구를 대하는 방식이 아냐. 복사실에서 키스하고 이케아에서 손잡고 데이트 한게? 샤워실에서 한 섹스는? 이걸 보고서도 친구라고? 우린 커플이라고! #7 사실 '누군가'의 '뭔가' 가 되는 것 자체가 그리 편하지 않아요. 전 제 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어요...
[영화평#004] 이터널 선샤인 #1 "니가 없는 곳은 기억나지 않아" #2 오늘 근무를 빼먹었다. 몬토크행 열차를 탔다 이유는 모른다. 난 그렇게 충동적인 사람이 아닌데. #3 "날 기억해줘 최선을 다해 할 수 있을꺼야" #4 그녀.. "이런추억이 곧 사라지게 돼, 어떡하지?" 그.. "그냥 음미하자" #5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이에요. 결국 그녀도 나와 전혀 다른 남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니까요. #6 "그럼 작별인사라도 해, 좋은 추억 남긴것처럼 말이야" #7 잊혀진 세상에 의해 세상은 잊혀진다. 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살. 여기엔 성취된 기도와 체념된 소망 모두 존재한다. #8 "지금 그쪽 모든 게 맘에 들어요." "지금이야 그렇죠. 그런데, 곧 거슬려 할 테고 난 당신을 지루해 할 꺼예요." "괜찮아요" ..
[도종환#005] 접시꽃 당신 접시꽃 당신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도종환#004]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은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을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
[도종환#003] 담쟁이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도종환 -